생각이 많은 밤

#1
괜한 일로 첫째와 아침부터 실랑이.
공구함을 꺼내와 혼자 드라이버를 하려는
6세짜리 1호를 안된다고 가르치려다
결국엔 울렸다. 1호는 소리지르며 빽빽 울고
나도 지친 아침

#2
계획적이지만 생각보다 충동적인 지출들
2호 옷을 사려는데 1호를 데려가서
주구장창 고생만 시켰다.
결국 할머니가 15000원짜리 <엘사 머리띠>를 사주셨다.
맘 상했을까봐 걱정이다.
사놓고도 괜히샀나 걱정이다.

#3
2호의 어린이집 등원이 얼마 남지 않아
쿠팡꾸러미 한가득 2호 물건들이 그득그득
그 중에서 1호는 내 것은 어디있냐는데
아 그냥 평일에 시킬걸 급한것도 아닌데
너무 미안하다.

#4
<구해줘홈즈>를 보다가 또 단독주택 로망.
한참을 부동산 구경하다가 기본이 10억이 넘는 집들을 대상으로 1호의 유년 시절이 초록색이면 좋겠다며 상상해보지만 이미 유튜브로 얼룩졌다. 돈도 없다. 이집계약도 2년 남았다.

내가 부지런 떨어 여기저기 다니면 환경 탓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결국 화살은 나에게로...

#5
지아야 많이 커버린 널 보며 왜 이렇게 미안해지는 밤인지 알지만 모른다고 얘기하고 싶다.
늘 최선을 다했다고 여기고 사는데 오늘은 그동안 최선이라 믿어왔던 것들이 나태처럼 느껴져 괴롭다.
늘 열심히 일 수는 없단걸 알면서도 오늘은 좁은 침대 네 옆에 비집고 누워 참회하며 널 사랑하는 마음을 전한다.
부모로서 늘 사랑이고 싶지만 그게 잘 안되는 연약한 인간 엄마가.